[시리우스]은창/신우-끼니


물소리에 눈을 떴다.

익숙한 감촉이 등 뒤에서 엉덩이에까지 이어졌다. 몸을 뒤집어 깔고 누운 자리를 보니, 역시나. 이불은 한참 옆으로 밀려 있었다.
가스렌지에 물을 올리고 머리를 벅벅 긁었다. 창은 커다랗게 나있었지만, 날이 흐려 들어오는 빛 자체가 미약했다. 싱크대에서 손을 씻었다.
무릎이 늘어난 츄리닝 바지자락에 손바닥과 손등의 물기를 닦았다. 

물 끓는 소리가 났다. 

라면봉지를 꺼내놓지 않았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다. 뒤늦게 찬장에서 라면봉지 두개를 꺼내 꾸물거리며 면을 넣고 분말스프를 넣다가 조금 흘렸다.
벌겋게 끓어오르는 라면국물을 군침을 삼키며 쳐다보았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집안에서 끓여먹는 라면은 더 맛있을 것 같다.
화장실 문이 열린다. 신우가 머리의 물기를 털어내며 밖에 나오다, 눈이 마주쳤다.

"일어났냐. 라면먹어라."
라면을 나무젓가락으로 휘휘 젓고나서 불을 껐다.

신우는 별 대답이 없더니 방으로 들어간다.

"아, 도신우! 라면먹으라고!"

괜히 목소리를 높여 불렀다. 

잠시의 침묵.

"...나가."

맥 없는 목소리가 방에서 들렸다.
상을 펴고 라면냄비를 가져다 놓는다. 그릇과 젓가락을 챙겨갈 즈음에 신우가 나온다. 
상당히 어색한 침묵이 라면을 사이에 놓고 맴돌았다. 라면을 이렇게 불편하게 먹을 수도 있나. 속으로 툴툴거리는데, 신우가 말을 건네왔다.

"오늘, 비 많이 온대."


할 말이 그것밖에 없나. 
하긴 그럴만도 한 것 같아, 뭐라고 하려던 것을 그만 두었다. 저도 이만저만 속이 상했을 것이다. 라면 면발을 후루룩 삼키는 소리만 가득이었다. 밖에서 투둑 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 진짜네."
부러 목소리를 밝게 내기 위해 헛기침을 했다. 신우는 그래도 미동이 없었다. 말 없이 입에서 면발이 힘없이 끊어졌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할 말 생기면 하고, 그러고 살라고. 말을 안하니까 답답해서 화낸거잖아."
"꼭 말로 해야해?"
신우가 조용히 한마디 하자 그닥 할말이 없어진 나는 밥통에 남아있는 밥을 긁어와 신우의 그릇에 넣어버렸다. 국물이 좀 튀었는지 신우는 눈썹을 약간 찌푸렸다.

"....왜."

"먹어. 먹으라고."
신우가 별 감흥없는 눈빛으로 국물에 젖어들고 있는 밥덩이를 내려다보았다.

"아 진짜."
숟가락을 빼앗아 밥을 비벼 한숟갈을 억지로 쥐어주었다.

"먹어."
반 협박조의 말에 떨떠름하게 밥을 먹는 신우다.

"맛있어?"
저를 채근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동생 챙기는 것,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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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야 어쨌든 둘이서, 학생때는 은창이가 sc가 쩔었으니까
뭐라고 혼내면서 싸웠을듯. 그 다음날 화해하는 방식으로 은창이가 형노릇하면서 끼니 챙기고.
.......뻘하네 ㅋㅋㅋ
마지막에는 형부심 돋는 은창이....객관적으론 둘다 똑같이 애지만 ㅋㅋ

덧글

  • 2013/01/21 19:56 # 답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연스럽게 라면봉지 두개 끓였는데 신우 쿨내나 ㅋㅋㅋㅋㅋㅋㅋ아 저 둘 어색어색한 분위기가 왜 좋지 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에 은창이 뿌듯뿌듯해하는게 느껴지네요 ㅋㅋㅋㅋ
  • 다류 2013/01/23 15:21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은 평생 어색할것 같으니 괜찮을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은창이는 뿌듯한데 신우는 어떻게 느꼈을지 하나도 생각 안했을것 같은데요 ㅋㅋㅋ일방사랑 ㅋㅋㅋㅋㅋㅋㅋㅋ일방통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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