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깨끗하게

얼굴을 문질렀다. 찝찝한 느낌이 가시질 않아 힘을 주어 문질렀다. 

지워지지 않아. 도무지 깨끗하지 않다고.

어떻게든 지워내야 했다.

피가 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더러웠다.

더 깨끗하게. 더, 완벽하게.

얼굴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얼굴의 모든 세포가 격렬히 '아픔'을 신호로 보내고 있었음에도 멈출수가 없다. 
내 얼굴을 청소해야 한다. 
떨어져 나간다 2013/04/05(Fri) 19:22:32 

세포 하나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빨갛게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아...아파."
흘러나온 목소리를 비웃듯이 창 밖으로 고물상 트럭임을 알 수 있는, 확성기 소리가 지나갔다.

거울은 더이상 거울의 기능을 할 수 없을 만큼 더러워져 있었다.
휴지를 뜯어 물에 적셨다. 물에 적신 휴지를 거울로 가져다 대자 휴지 덩어리들이 더럽게 무리졌다.
너무 많은 피가 묻은 거울을 포기하고, 그것을 얼굴에 가져다 댔다.
되돌릴수 없는 실수로 예술작품을 망친것처럼, 얼굴에 흰색 조각이 멍울졌다.


비명소리가 다시 울려퍼졌다. 
 물에 젖은 휴지조각이 타일에 떨어져 불쾌한 소리를 냈다. 2013/04/05(Fri) 19:34:48 

깨끗하지 않아.

난 <font color="red">더러워</font>

얼굴을 거울에 반복적으로 부딪쳤다.

거울 파편이 이마를 찢는 것을 느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2013/04/06(Sat) 12:12:05 

"한번씩 생각하지 않아? 
떨어지면 어떻게 될지." 
그런 멍청한 소리는 무시하는 것이 맞다.2013/04/06(Sat) 12:14:35 

하지만, 틀린 판단임을 증명한 것은 그녀였다.

"잘 봐. 내가 어떻게 분해되는지."
미친사람의 웃음이 짧게 두번 울려퍼지고 
곧 그녀도 떨어졌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한번의 여지도 주지 않고 곧바로 실행에 옮긴 행동력이었다.
그냥, 그녀는 떨어졌다.

정말 한순간이었다. 
떨어진다2013/04/06(Sat) 12:49:58 

그리고 바닥에 닿는다.
닿는 동시에 
부서진다.

그리고 생명이 숨쉬던 그녀의 몸은
치워야 할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지나치게 썩은, 뒤섞인, 냄새가 나는. 
피가 김치국물 같았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뒷골목엔 내던져진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가득이었다. 2013/04/06(Sat) 15:55:30 

나는 침을 뱉었다. 
숨을 쉬기가 괴로웠기 때문이다. 
누군가 봉투를 막 던졌는지, 새어나온 음식물 국물냄새에 욕지기가 밀려올라왔다. 
얼른 그곳을 벗어나 사람들이 북적이는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쓰레기 냄새가 아직도 따라오는것처럼 느껴졌다.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동안 거울에 비친 나를 보았다.

뻔뻔하다.

깔끔한 이목구비의 청년이 거기에 있었다. 

다류 2013/04/28(12:08:48) 
Memo. 주걱에 묻은 밥풀. 나는 늘 그것이 불만이었다.
언제나 내가 밥을 풀 때면 주걱에는 허옇게 눌러붙은 밥풀이 눌러붙다 못해 누렇게 변해 굳어있었다. 
그럴때마다 나는 화를 참지 못해 저쪽 방을 향해 소리를 치려다가도 꾹꾹 참고는 했다. 더이상 말을 해봤자 소용 없다는 것을 이미 눈치챘던 까닭이리라.
기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다류 2013/04/28(17:29:45) 
Memo. 밥을 같이 먹는 일은 거의 없었다.
왕래가 거의 없다시피한 이쪽 끝과 저쪽 끝 사이의 부엌에는 시간차를 두고 사람이 왔다갔다 할 뿐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내가 뒤이어 부엌을 가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눈에 띄는 것들이 날 거슬리게 했던 것이다. 


시리우스_불러본다.

그 날, 그렇게 끝나지 않았더라면.


은창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샤워를 하고 나오자 그제서야 신우가 일어나 저를 지나쳐 화장실로 들어갔다. 신우는 은창보다 한참 늦게 일어난 셈이었다. 
휘파람을 불었다. 왠지모르게 들떠있는것을, 은창이 자신도 알고있었다. 애써 숨기려 하지 않았다. 
도신우...도신우.
학교 재킷에 붙은 신우의 명찰을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입는 양 끌어내렸다. 
은창은 화장실 문을 힐끗 쳐다보았다. 아직 물소리가 나고 있는 것을 보니 샤워가 한창인 모양이었다. 넥타이를 다잡아 매면서 거울앞에 섰다.
전신거울은 아니지만 제법 길쭉해 상반신을 다 비추는 그 거울을 보았다. 명찰에 써 있는 도신우. 그리고 신우와 같은 얼굴의 자신. 하지만 표정은 아직 도은창의 그것이었다.
은창은 힘이 들어간 얼굴 근육을 풀었다. 몇번을 연습을 하니 얼추 신우와 비슷한,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얼굴을 따라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차피 학교에 있는 녀석들은 신우의 얼굴표정 하나하나까지 신경쓰는 부류가 아니니 오히려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물 소리가 그쳤다.

은창은 약간 놀라서 문가를 쳐다보고는 급히 신발을 구겨신고 나섰다. 
쾅. 문이 닫히는 소리를, 신우는 어렴풋이 들었다. 그러나 신경쓰지 않았다. 

----------쓰는중

[시리우스]은창/신우-끼니


물소리에 눈을 떴다.

익숙한 감촉이 등 뒤에서 엉덩이에까지 이어졌다. 몸을 뒤집어 깔고 누운 자리를 보니, 역시나. 이불은 한참 옆으로 밀려 있었다.
가스렌지에 물을 올리고 머리를 벅벅 긁었다. 창은 커다랗게 나있었지만, 날이 흐려 들어오는 빛 자체가 미약했다. 싱크대에서 손을 씻었다.
무릎이 늘어난 츄리닝 바지자락에 손바닥과 손등의 물기를 닦았다. 

물 끓는 소리가 났다. 

라면봉지를 꺼내놓지 않았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다. 뒤늦게 찬장에서 라면봉지 두개를 꺼내 꾸물거리며 면을 넣고 분말스프를 넣다가 조금 흘렸다.
벌겋게 끓어오르는 라면국물을 군침을 삼키며 쳐다보았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집안에서 끓여먹는 라면은 더 맛있을 것 같다.
화장실 문이 열린다. 신우가 머리의 물기를 털어내며 밖에 나오다, 눈이 마주쳤다.

"일어났냐. 라면먹어라."
라면을 나무젓가락으로 휘휘 젓고나서 불을 껐다.

신우는 별 대답이 없더니 방으로 들어간다.

"아, 도신우! 라면먹으라고!"

괜히 목소리를 높여 불렀다. 

잠시의 침묵.

"...나가."

맥 없는 목소리가 방에서 들렸다.
상을 펴고 라면냄비를 가져다 놓는다. 그릇과 젓가락을 챙겨갈 즈음에 신우가 나온다. 
상당히 어색한 침묵이 라면을 사이에 놓고 맴돌았다. 라면을 이렇게 불편하게 먹을 수도 있나. 속으로 툴툴거리는데, 신우가 말을 건네왔다.

"오늘, 비 많이 온대."


할 말이 그것밖에 없나. 
하긴 그럴만도 한 것 같아, 뭐라고 하려던 것을 그만 두었다. 저도 이만저만 속이 상했을 것이다. 라면 면발을 후루룩 삼키는 소리만 가득이었다. 밖에서 투둑 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 진짜네."
부러 목소리를 밝게 내기 위해 헛기침을 했다. 신우는 그래도 미동이 없었다. 말 없이 입에서 면발이 힘없이 끊어졌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할 말 생기면 하고, 그러고 살라고. 말을 안하니까 답답해서 화낸거잖아."
"꼭 말로 해야해?"
신우가 조용히 한마디 하자 그닥 할말이 없어진 나는 밥통에 남아있는 밥을 긁어와 신우의 그릇에 넣어버렸다. 국물이 좀 튀었는지 신우는 눈썹을 약간 찌푸렸다.

"....왜."

"먹어. 먹으라고."
신우가 별 감흥없는 눈빛으로 국물에 젖어들고 있는 밥덩이를 내려다보았다.

"아 진짜."
숟가락을 빼앗아 밥을 비벼 한숟갈을 억지로 쥐어주었다.

"먹어."
반 협박조의 말에 떨떠름하게 밥을 먹는 신우다.

"맛있어?"
저를 채근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동생 챙기는 것,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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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야 어쨌든 둘이서, 학생때는 은창이가 sc가 쩔었으니까
뭐라고 혼내면서 싸웠을듯. 그 다음날 화해하는 방식으로 은창이가 형노릇하면서 끼니 챙기고.
.......뻘하네 ㅋㅋㅋ
마지막에는 형부심 돋는 은창이....객관적으론 둘다 똑같이 애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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